전시에 관한 글 3회 개인전 2018

<조각 그림>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기 전에는 여러 과정들이 수반된다. 보통은 하나의 그림을 그리기 이전, 혹은 완성하고 다른 그림을 그릴 때에 종이를 틀에 고정하는 과정을 수행해야 하는데 나는 그 과정이 나는 꽤 번거로웠다. 조금씩 작업의 호흡이 끊기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이유로 작업실 벽면에 바로 종이를 부쳐서 작업하고, 여러 그림을 완성 한 후에 한 번에 종이를 부쳐 마무리 하곤 했다. 이 과정에서 같은 붓의 움직임으로 작업을 했을 때, 틀에 붙혀 종이의 면()이 고르게 쫙 펴진 상태에서의 붓질과 틀에 붙이지 않은 수축 이완된 상태의 표면에서의 붓의 움직임이 조금 더 다양한 형태의 성격으로 나타나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구에서 서울로 작업실을 옮기고 작업 환경이 변화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은 작업 공간의 크기였다. 나는 내가 처한 상황이나 환경 안에서 작업을 만들어 나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조각 그림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작업을 멈추고 싶지 않은 마음과 쉬지 않고 매일 훈련하는 운동선수처럼 그림을 그리는 습관이 몸에 배도록 하고 싶은 생각이었다. 그 때 생각을 해낸 것이 작게 조각을 내서 하나씩 그려나가는 것이었다. 하나의 조각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좁은 공간에서도 완성되는 작업의 크기에 구애를 받지 않고 작업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일 작업한 양을 체크할 수 있어서 작업에 노동적인 부분에 효율적인 면도 있다. 또한 결과물의 질적 완성도에 고민을 하고 있었다. 보통 관습적으로 그림을 그릴 때면 그림의 크기가 클수록 중심부와, 외곽, 하단의 완성도가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 이미지의 따라서 특정부분이 소홀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런 문제점을 제어하는 하나의 형식이 필요했다. 전체 화면에서 균일한 완성도를 내기 위해서, 이미지를 분절해서 모두 같은 완성도로 제작하고 싶었다.


하나의 조각의 크기를 10x10cm으로 설정하게 된 것은, 사용하는 재료인 의 특성 때문이다. 수묵화에서는 빠른 속도의 붓질로 대상을 간결하게 표현한다. 그 과정에서 종이에는 먹이 번지면서 발생되는 우연적인 표현들이 만들어진다. 그 우연성이 먹과 종이라는 재료를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최소한의 붓질과 종이의 속성인 번지기로 그림을 그리려고 했다. 하지만 종이에 수분이 마른 후에 먹이 올라가면 먹빛은 탁해지고 번지는 느낌은 감소하기 때문에 수분이 모두 마르기 전에 하나의 그림을 끝내야 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그 제약된 시간 내에서 내가 하나의 이미지를 완성할 수 있는 물리적인 크기가 10x10cm 였다. 10x10cm로 크기를 설정하면서 붓질의 개별성을 드러나면서 대상을 그려낼 수 있는 방식으로 작업이 가능하게 되었다.



몸을 포갠 풍경 - 이재화 3회 개인전 2018

몸을 포갠 풍경

 

  

밤 열한 시, 대중교통이 끊기기 전 권세진은 작업실에서 나와 집으로 향한다. 버스정류장과 한강의 편의점, 표류를 마치고 한 켠에 떠있는 오리배, 강의 일렁임과 도시의 밤이 품은 어스름이 그의 귀로(歸路)에 가만히 몸을 옹송그리고 있다. 그는 집으로 향하는 길에 마주한 풍경을 사진으로 기록한다. 이것은 의도를 가지고 풍경을 오려내는 방식보다는 궁심하며 밤거리를 거닐던 자신과 풍경이 문득 포개지는 순간을 포착하려는 몸짓에 더 가깝다,

 

복잡한 와중에 만나는 풍경은 예사롭지 않다. 그것은 풍경이 낯설기 보다는 순간, 나의 심리적 상황이 그 풍경에 몰입이 되면서 낯설어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는 사진에 찍힌 장면을 그대로(선택적 연출 없이) 화폭에 옮긴다. 그것은 관념적이고 정신적인 기운의 포착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현실의 순간에서 내가 바라 본 어떤 풍경을 자신의 몸 쓰임을 통해 기록하려는 의지이다. 그림을 바라보는 우리는 그가 서있던 자리에서, 그의 시점으로 풍경을 바라본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그가 기록한 귀로의 장면들은 그가 본 풍경의 대리-재생물은 아니다. 그렇다면 귀로의 풍경들은 작가의 몸과 교차하며, 어떠한 야릇함을 발생시키는가?

 

귀로에 전시된 그림들은 (단 몇 점을 제외하고는) 10×10cm의 정사각형 조각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하나의 화면이다. 일견 디지털 화면의 픽셀처럼 보이는 조각들은 확대한 카메라의 시선을 연상시키는 구석이 있으나, 막상 화폭에 다가선 우리가 발견하게 되는 것은 각각의 사각형을 구성하고 있는 무수한 필선의 포개짐이다. 권세진이 조각그림을 그리게 된 데에는 아주 실재적인 동기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마라톤을 하듯 좁은 작업공간에서 꾸준히 그림을 그리고 싶은 바람에서 비롯된다.

 

그는 화면을 이루는 조각의 왼쪽 상단부터 번호를 매겨, 한 칸 한 칸 톺아가며 먹으로 채색을 한다. 조각 단위로 그림이 형상을 드러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완성된 조각과 조각 사이에는 시차가 발생한다. 각각의 조각은 풍경의 한 부분이면서 동시에 작가의 몸의 흔적(필선)과 조각이 완성되었을 만큼의 시간을 간직한 집적물이다. 또한 조각들은 그것이 간직한 어둠과 빛이 상호작용 하여 표층으로 떠오르기 이전까지는 다만 가능태(可能態)로 웅크리고 있을 따름이다. 그리고 이것들이 모여들어 비로소하나의 풍경을 이룬다. 조각그림은 풍경에 몸을 접하려는 작가의 육체적이며 수행적인 태도를 드러낸다.

 

이번에는 그가 표현하는 어둠에 주목해보자. 귀로가 간직한 어둠은 한 치가 보이지 않는 야생의 어둠 보다는 음예(陰翳)와 밀접하다. 깊은 밤, 물먹은 난층운(亂層雲)을 바라보는 것 같은 부드럽고 따듯한 어둠이 포근하고도 고집스레 형상을 감싼다. 달에 비친 살결이 빛을 머금은 윤곽을 드러내듯 먹이 스민 얇은 한지의 틈으로 풍경이 희부윰하게 몸을 드러낸다. 그는 동양화의 주재료인 먹과 한지를 매개로, 명암의 변주를 통한 다양한 효과들을 실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캄캄한 밤하늘과 밝게 빛나는 편의점, 그리고 어지러이 밟힌 눈이 먹의 농담과 명암의 조율을 통해 섬세하게 표현 된 <편의점>외에도, <물결><밤의 온도>에서 두드러진다. <물결>이 광원(光源)에서 고르게 내리 쬐는 풍부한 빛의 일렁임을 포착했다면, <밤의 온도>는 수면과 멀지 않은 높이에서 보는 이를 향해 내리쬐는 빛을 표현한다. 아마도 물가에 제법 가깝게 서서 포착했을 수면의 눈부심은 차라리 해가 뜨는 와중의 빛의 산란에 가깝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유일하게 눈을 가까이 대고 바라보는 <수면>을 통해 관심사를 재차 내보인다. 이와 동시에 <수면>은 화면을 이루는 일렁임의 조각이 단지 먹의 얼룩임을 확대하여 보여줌으로써 매끄러운 화면이 가지는 완결성의 환상을 재차 흩뜨리려 시도한다.) 사물이 가진 형상은 단호하지 않게, 그가 차곡차곡 포개어 올린 음예의 층위와 융화된다.

이처럼 권세진의 회화는 풍경에 몸을 접하려는 무수한 시도와 흔적이 쌓이는 만큼의 시간, 그것을 간직한 개체들이 하나의 풍경으로 엮여 드러나는 순간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이것은 풍경에 의해 발견된 자신과 자신이 본 풍경이 일체 되는 순간을 포착하려는 시도이며, 동시에 이러한 순간을 박제 하지 않고 시공간의 층위로 떠오르도록 하려는 태도와 연결된다.

 

다시금 돌아가는 여정에서, 문득 몸과 포개진 이 풍경들은 한밤 중 어떤 이야기를 속삭이는가?

 

_이재화


 



 

<Scenery that curl up the body>

 

At 11 p.m., before public transportation became out of service, Sejin Kwon got out of workroom and headed home. Bus stop and Han river’s convenient store, duck boat that floats in the corner after drift, choppy river and dusk that city’s night embraces silently curl up the body on her way home. She records the scenery that she faces on the way home as pictures. This is closer to gesture to capture the sudden moment of overlapping of herself and the scenery that she strolls on the night street while thinking rather than the moment of cutting up the scenery with purpose.

 

The scenery faced in the complex is not just any old look. This is not about unfamiliar scenery, but this is assumed unfamiliar as my mental situation is focused on the scenery.

 

She draws the moment taken in the picture as it is (without selective directing) into a canvas. This is not about capturing the ideal and mental energy, but this is about the will to record any scenery that I look at in the real moment through using my own body. We, looking at the picture, look at the scenery in her viewpoint at where she stood up. However, understandably, the moments that she recorded on the way home are not replaced by renewed objects that she saw. Then, how do sceneries on the way home intersect with author’s body and what kinds of fantasy do they generate?

 

Drawings exhibited in On the way Home(except only a few pieces) are one picture composed of 10x10cm’s square pieces that are gathered together. Pieces that seem like digital screen’s pixel at a glance have something to remind of enlarged camera’s eyes, but what we find out as we ultimately approach to canvas is overlapping of countless drawing lines which compose each square. The reason why Sejin Kwon started to draw ‘Jigsaw Drawing’ has very practical motivation. This started from her hope to continuously draw within her ordinary situations. This kind of work style is efficient because she can draw various scales of drawing without regard to space and is easy to maintain the body’s breath that draws drawing as it can check the amount of work every day.

 

She numbers the pieces composed in the screen from the top left and colors each box by softening and spacing out with ink. Because the drawing exposes its figure by piece, there’s a difference between necessarily completed pieces and pieces. Each piece is one part of the scenery and at the same time, it is illuvium that keeps the time such that author’s body’s trace (drawing line) and pieces are completed. Also, pieces interact with the darkness and the light that they keep and before they come up to the surface, they only curl up as dynamis. And as these gather up, they compose one scenery ‘for the first time’. Pieces reveal author’s physical and performative attitude that tries to encounter body to the scenery.

 

Let’s focus on the darkness that she expresses. The darkness that On the way Homehas is closer to cloud cover rather than the darkness of wildness where not one single this is visible. On a deep night, soft and warm darkness that seems like looking at nimbostratus, which soaks the water, softly and intransigently covers the shape. As if skin shined up on the moon reveals its outline that keeps the light, the scenery faintly reveals its body through a crack of thin traditional Korean paper(Hanji) where ink is permeated. It seems like she experiments various effects through variation of shading with intermediation of Oriental painting’s main material, ink and Hanji. Other than <Convenient Store> that delicately expresses dark night sky and brightly shining convenient store, and snow that is stepped in disorder through light and shade and tuning of shading, they are remarkable in <Wave> and <Temperature of Night>. While <Wave> captures sufficient light’s choppiness that is evenly shined down as a source of light, <Temperature of Night> expresses the shined light towards those looking from the height which is not far from the water surface. Perhaps, dazzling of water surface that might be captured fairly closed to riverside is rather closer to light scatter during sunrise. (At this exhibition, she keeps showing her interest through <Water Surface> where she closely puts her eyes and looks at. At the same time, in <Water Surface>, as pieces of waves composed of the screen are shown by expanding the ink’s stain, she tries to scatter the fantasy of completion that smooth screen has). The shape that object has is harmonized with cloud cover’s layer piled up neatly.

 

Sejin Kwon’s painting delicately shows the time that body’s countless tries to encounter the scenery and the moments that objects having those times are involved to show one scenery. This is the try to capture the moment that myself discovered by the scenery and the scenery that I see are united and this connects to the attitude to be floated above the layer of space-time, not stuffing the moment at the same time.

 

On the way to return again, what stories does the scenery where the body is suddenly folded into whisper?

 

Jae Hwa Lee

 

 

 


<귀로> 작품리스트 3회 개인전 2018


새로운 세계와 리얼리즘 이응노, 해방공간~1950년대 2016.11.12-2017.8.31 2013-2016


The young artist or this year, Layer-landscape, Daegu arts center, Daegu 2016.8.24-9.11 2회 개인전 2015

2016 올해의 청년작가전 겹-풍경, 대구 문화예술회관, 대구 2016.8.24-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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